구리님 레이즈루 영화 타로

구리 (@CallofGuri) 님 타로 커미션

 

소문의 빵또아타로전설....!! 저도 다녀와봤습니다 이런 멋진 리딩을 저만 볼 수 없어서 백업 겸 업로드해둡니다

제가 본 건 엔드롤 타입으로, 두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가 있다면 그 장르는 무엇인지, 스토리라인은 어떠한지, 연출은 어떠한지 등을 봐주시는 타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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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주의적인 영화. 장르를 살펴보면 미스테리. 심리적 서스펜스를 계속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이야기 자체는 단조롭고 흔한 드라마의 소재인데, 연출이나 대사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관객이 계속 의심하고 유추하게 하는 식입니다. 치즈루의 시점에서 진행되고, 그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망가져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요. 스스로 확신이 없고, 신경이 곤두서있어 맘놓고 잠도 못 잘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부담감 또는 이미 무언가를 망쳐버린 듯합니다. 

치즈루는 원래 아주 영특하고 빈틈없는, 흠집 하나 없는 캐릭터에요.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될 일이 없는... 그러나 한 번 의심하고 약해지고 나면 걷잡을 수 없는 것 같군요.

레이지는 로맨티스트의 대명사로 등장합니다. 매력적이고, 남들에게도 인정받는 남자에요. 그의 백스토리가 있다면 노력만으로 자리를 유지했다, 그런 느낌이겠어요. 서스펜스라는 점에서 레이지가 그렇게(예를 들면 흑막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느껴지는 것만큼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연예계나 한 공연을 놓고 돌아가는 이야기네요.





연출을 제외한 스토리라인, 감정선만 먼저 살펴볼게요.

시작하는 장면에서 치즈루는 레이지와 알아왔던 시간들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그 남자는 어떻다. 그 남자는 이러한 사람이다. 하나씩 그 특징을 나열하면서요. 둘이 어릴 적부터 알던 사이라고 합니다. 어릴 땐 레이지가 오빠처럼 보호자를 자처하며 치즈루를 감싸고 돌거나 보살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로 활동하는 지금까지도 길을 내어주거나 도움이 된 적이 있는 듯해요.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선배, 선생으로도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때 치즈루는 신경질적으로, 또는 최대한 자신의 분노를 잠재우려는 듯 보입니다. 이를테면 거울 앞에서 씩씩대고 있다거나 물을 틀어놓고 계속 보고만 있다... 그 씬이 지나면 치즈루는 끔찍한 표정을 닦아내고 일상으로 나섭니다. 그는 그 뒤로 잠시간 멀쩡해보이지만 사실 불안을 계속 숨기고 있음을 암시하는 도입부네요. 새침해 보이기도 합니다.



일상적인 파트들은 공연 전의 연습을 하든, 일을 구하는 미팅에 나가든 그의 직업에서 나올 법한 일정입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어. 도망칠 수 없으니까. 그런 말을 되뇌이고 있을 것만 같은 치즈루입니다. 크게 특별한 점은 없어 보이지만... 특정 주변인 몇몇, 특히 레이지가 등장하면 연출이나 카메라가 급격히 변화하며 감정의 변화를 표현합니다. 치즈루는 그들에게 극단적인 공포나 기피감을 느끼고 있어요. 불안한 건 그들 때문이라는 듯. 반면 레이지는 여유롭고 온화합니다. 그 모습이 기만처럼 느껴진다고 하겠지만... 그는 이 영화에선 치즈루보다 지위나 평판이 높다고 해야 할까요? 확실히 여유로울 수 있는 위치거든요. 치즈루의 변화를 눈치채고 도와주려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스토리의 전개 자체는 치즈루와 레이지가 일터에서 마주치고 충돌하고 회상하고... 이런 일의 반복입니다. A-B-C-A-B-A-... 구조는 어떻게 생각하셔도 상관 없지만, 별다른 건 치즈루 뿐이거든요.



후반부에는 치즈루가 운좋게 새로운 기회를 잡습니다. 원했던 일이거나, 성공하면 날아오를 수 있는 건이에요. 금액도 일정도 조건도 완벽해요. 분명 기뻐야 할텐데 망설여집니다. 치즈루는 이것으로 만족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하는 동시에 무언가 계속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찝찝함을 남기네요.  아마 그것이 레이지가 준 기회처럼 느껴진 걸지.



전반적인 연출이나 분위기를 설명드리자면 심리 서스펜스 답게 불안하다, 예민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치즈루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어요. 흑백 씬과 컬러 씬을 넘나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힘든 모습들은 끊임없이 미화됩니다. 괜찮다고 자기세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어쨌든 전반적으로 치즈루가 모든 주변 환경을 과하고 날서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거예요. 치즈루가 물과 함께하는 이미지가 많습니다. 도입부의 화장실이나, 공연 대기실, 음료를 마시는 일, 레이지가 따라주는 차... 이 안에서 유일하게 부드러운 것은 '물'입니다. 그러나 그것마저 싫다고 느끼는 치즈루는 있겠죠.



영화를 통해 표현하려 했던 것은 레이지와 치즈루의 관계성 그 자체인 듯합니다. 관객들이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둘의 과거와 현재까지 이어붙일 수 있도록, 추리하게 하는 것이 목표였네요. 그에 따르면 둘의 우정이나 인연은 계속되었으면 한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순간이라고요. 치즈루는 성숙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아직 단단해질 수 있는 인물입니다.



엔딩은... 치즈루가 마지막에 들어온 일을 하는 모습인데, 이게 극중극처럼 작용합니다. 예를 들면 연기를 맡았는데 그 인물이 지금의 치즈루처럼 신경질적이라거나, 지나치게 거만한 사람이라거나. 그런데 그것을 통해 어느정도 자신을 객관화하고 승화하고 있는 듯해요. 치즈루의 병적으로 민감한 모습이 터져 흘러내릴 때까지 고조되었다가 마지막엔 식어버립니다.



결론적으로는 레이지와 치즈루의 관계가 완전히 수평은 아니었다는 것-레이지가 또 뭔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 되기도 하네요- 그리고 일상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의 관계도, 치즈루의 시선도 이제 괜찮아 보입니다. 그것은 치즈루의 눈을 대신하는 카메라를 통해 표현되겠죠. 이건 사실은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관객이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신경쓰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ㅡThe Endㅡ





Q. 내내 치즈루의 1인칭 느낌인데 그렇다면 레이지의 심리 묘사는 적은 편인가요?!

A. 그런 편이에요! 뭔가 레이지는 계속 의심받게 되는 입장이라 그런지(ㅋㅋ) 속내는 비치지 않고... 레이지가 말하는 것, 그 행동이 진실된 것인지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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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짱이죠?!?!? 제가 평소에 이 둘로 보고 싶어하던 분위기나 장면들의 총집합이에요..... 치즈루의 1인칭으로 전개되기에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특히 가장 속내를 알 수 없는 남자로 그려지는 레이지(그러나 나쁜 사람은 아님), 화면에 튀는 물방울과 일그러지는 치즈루의 얼굴... 모든 것이 레이지의 손바닥 위에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치즈루. 그러나 그 모든 불안과 흔들림 끝에는 결국 궤도를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마주하고 한 발짝 더 성숙해지는 아오바 치즈루의 이야기...

두 사람이 쌓아온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영화이니까 현실과 맞닿아있는 동시에 동떨어져 있는 설정이고... 치즈루가 레이지의 일(연기자)을 하는 것이어도 좋겠어요 ㅠ.ㅠ 

상징이 많은 주제에 관객이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영화라는 점이 너무 좋아요 레이즈루는 한결같이... 서로의 눈만을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는 구도였으니까ㅋㅋㅋㅋ